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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책의 주기 당분간 조경란씨의 책은 살 것 같지 않다. 대학 도서관에서 시작해 작가를 알게 된 지가 칠팔년이 되어간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밖 한국현대문학의 세련미에 반했고 때마침 국자이야기라는 제목에 이끌렸다. 리노베이션하기 이전에 중앙도서관은 나무로 만들어진 서가들로 빼곡했다. 아침의 따뜻한 햇살과 누렇게 변색된 벽, 나무 서가는 내가 학교를 일찍가는 유일한 이유였다. 채 정리 되지 않은 책들을 보면서 다른이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도 궁금했다. 나는 사물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조경란작가는 사물을 이야기함에 있어 사람과 공간을 함께 다루는데 탁월하다. 예를들어, 국자와 부엌과 엄마 혹은 달과 옥상과 아빠. 우리의 기억이 혹은 기억이 시작되는 이야기가 사람, 공간, 사물 이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더보기
토일렛 영화를 보는 일은 어렵지 않으나 영화를 보기까지 마음의 준비랄지- 결단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 쌓아두었던 숙제를 하나씩 해결해 가듯 쌓아둔 영화를 한편씩 보면 좋으련만, 마음엔 영화 한편도 들어가기 힘든 모양이다. 그동안 본 오기가미 나오코의 이전 영화들이 매우 좋았고 그래서 오늘은 토이렛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감독의 영화는 탄탄하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래서 한편을 다 보고나면 무언가 해소된 느낌을 받는다. 우연찮게 제목도 토일렛이다. 나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도 음식에 얽힌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 조경란의 소설과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가 그런 면에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주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주목하기 때문에 그리고, 음식은 집에서 만들기 때문에 가족에 관해 이야기 한다. 그것도 피.. 더보기